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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부동 다문화가족 4남매의 죽음

기사승인 2023.03.29  09:3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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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밤, 선부동 3층 빌라 2층에서 불이 나는 바람에 나이지리아 국적의 아이 4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달리했다. 사망자는 11세.4세 여아와 7세.6세 남아로, 남매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집 안에는 숨진 아이들의 부모와 막내인 2살 여아까지 모두 7명이 있었다.
이날 경찰과 소방의 1차 감식 결과에 따르면 최초 발화는 해당 가구 현관문 입구 TV와 냉장고를 연결한 멀티탭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로선 이들 기기와 전선 중에서 합선 등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숨진 이들이 발견된 가구는 42㎡(약 13평) 규모로 거실과 안방, 작은방으로 이뤄져 있다. 숨진 아이들은 모두 안방에서 발견됐다. 불길을 발견한 부모가 막내를 대피시킨 이후 다른 자녀들을 미처 구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불이 난 건물은 1994년에 준공됐는데 내부에는 화재경보기 등 소방 장비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후 주택의 미흡한 소방설비가 인명 피해를 키웠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불이 난 빌라가 위치한 마을에는 3~4층 높이의 빌라 150여 채가 밀집돼 있었다. 노후 주택이 대부분이지만 보증금 100만~200만 원에 월세 30만원 정도로 저렴하다 보니 주로 이주 노동자들이 모여 살고 있는 곳이다.
숨진 남매의 부모는 15년 전 한국에 와 살면서 아이들을 낳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매의 아버지는 낡은 중고차나 중고가전 등을 수거하고 모아 나이지리아로 수출하는 무역업을 하고 있었으며, 어머니는 따로 직업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시는 즉각 관련 공무원들을 화재현장에 보내 현장통합지원본부를 설치하고 피해자 확인 및 사고수습을 지원하면서 임시거주시설을 마련해 구호물품을 지원했다. 
화재가 난 마을은 이미 오래된 노후건물이 밀집돼 있었던 지역이라 화재위험은 늘 도사리고 있었다. 더구나 그 지역이 상대적으로 낙후되다 보니 고려인 등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약한 다문화가구가 몰려 있다. 
안산은 그래서 이들 다문화가구를 지원하기 위한 외국인지원본부가 설치, 운영되고 있다. 실질적인 역할은 안산에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가구의 일반적인 지원이지만 거주지 개선 등의 다소 예산이 부담스러운 지원은 아직은 무리인 듯 보인다.
그렇지만 전국에서 처음 생긴 외국인지원본부의 역할은 이제 더 확대해야 되지 않을 까 싶어서 감히 제안하고 싶다. 
오랫동안 안산에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가구에 대한 거주지 확보 등도 정기적으로 지원하는 대책이 필요할 듯 싶다. 내국인들의 지원도 부족한 마당에 외국인까지 지원할 여력이 있냐고 반문 하겠지만 그들로 인해 내국인들이 힘들고 어려운 3D 업종보다 보다 환경이 좋은 직장 등에서 생활하고 있지 않나 해서다, 솔직히 다문화가구를 바라보는 우리사회의 부정적 시각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회에서 공동체 구성원으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미흡하더라도 관심을 보여준다면 이 같은 불상사는 다소나마 감소되지 않을까 싶다. 먼 타국에서 고귀한 목숨을 잃은 4남매의 명복을 기원한다.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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