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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탕(陰陽湯)

기사승인 2017.09.13  14: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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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진오 (한아름한의원 원장 / 한의학 박사·전문의)

   

지구의 생명체는 바다에서 시작됐다. 유구한 세월 동안 바다는 생명을 유지하는 데 적합한 환경을 제공했다. 그 속에는 생명이 필요로 하는 전해질과 산소가 용해되어 있고 생명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이산화탄소도 용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바다는 곧 물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생명의 대순환의 처음과 끝, 즉 생명의 근원이라 할 수 있다.물은 우리 몸에서 공기에 있는 산소를 세포에 전달해 생명을 유지해 주는 역할을 하며 소화, 흡수, 순환, 배설 등 각종 신진대사는 물론 체온을 유지, 건강한 피부와 근육의 생성, 관절에서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

따라서 물이 우리 몸에 충분히 공급되면 혈액순환을 개선할 수 있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장의 운동기능이 떨어져 복부팽만감, 변비, 대장암 등 각종 질병이 발생하는데 물을 많이 마시면 장운동이 활발해져 변비 해소 등 소화기능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방광의 기능도 건강해져 요로 결석이나 요로 감염 등과 같은 질병이 있을 때 결석 배출을 도우며 감염도 씻어낼 수 있게 된다.특히 우리 몸을 구성하는 물의 비율이 1~2%만 소실되어도 심한 갈증과 고통을 느끼게 되고 5%가 소실되면 혼수상태, 12% 정도를 잃게 되면 죽게 되는 것에서 물이 우리 몸의 가장 기본적인 성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물은 언제 얼마나 마셔야 할까? 기본적으로 최소 하루에 1.2L 이상의 물을 갈증이 나기 전에 수시로 마셔야 한다.우리 몸에서 수분으로 배설되는 양은 1일 약 2.5L이다. 하루에 배출하는 땀의 양은 운동, 활동량, 온도, 습도상태 등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하루에 500~1,000mL 정도이고 그 외 대소변과 호흡으로도 하루 1,500~2,000mL 정도 소실된다.

이와 같이 필요한 양의 물을 기본적으로 섭취해야 순환이 잘되고 세포들이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다.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의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등이 대사되면서 생기는 물로 약 300mL 정도를 보충할 수 있으므로 하루에 2.2L 이상 물을 공급해 주어야 한다.

음식물로 섭취하는 수분의 양이 800~1,000mL 정도 되니 나머지 1,200~1,500mL 이상을 직접 물로 보충해줘야 한다.물이 부족하면 제대로 순환이 안 되고 세포들이 제대로 기능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갈증이 나기 전에 미리 마셔야 한다. 일어나서 공복에 한 잔, 식전 최소 30분 전, 식후 1~2시간 후 등 수시로 조금씩 자주 마시면 된다.

하지만 절대 찬물을 벌컥벌컥 마시지 마시고 최소 상온 이상의 미지근한 물을 마셔야 한다. 찬물은 소화를 방해하고 지방분해에도 도움이 안 된다. 건강을 위해서도 냉수를 벌컥벌컥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만병의 근원인 뱃살을 빼기 위해서는 반드시 따뜻한 물을 마셔야만 지방이 스르르 녹아 체지방 분해에 도움이 된다. 물만 잘 마셔도, 뱃살을 뺄 수 있다는 말은 사실 여기서 나온 것이다.같은 물이라도 찬물은 우리 몸에 이롭지 않은 경우가 많다. 우리 몸의 온도가 36.5℃이기 때문에 우리 몸에 맞는 물은 최소 상온 이상의 미지근한 물이 도움이 된다.

동의보감에서는 시간과 장소에 관계된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물의 특성에 따라 34종류로 분류하고 특성에 따라 어느 물이 우리 몸에 이로운 물인지와 물의 어떤 특성이 어느 질병에 활용될 수 있는가에 대해 논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이렇듯 물의 특성을 파악해 마시는 것으로 질병을 예방할 수 있고 그것이 곧 건강의 근본임을 잘 알고 있었다.물 중 가장 대표적인 생숙탕(生熟湯)은 음양탕으로도 불리며 소화불량, 변비에 효과가 있고 토할 때나 설사할 때도 유효한 처방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음양탕은 말 그대로, 양(陽)의 기운인 뜨거운 물을 반 정도 먼저 넣고 나머지는 음(陰)의 기운인 찬물을 넣은 미지근한 물을 말한다. 뜨거운 물에 찬물을 섞으면, 뜨거운 물의 상승하는 기운과 찬물의 하강하는 기운이 만나서 물의 기운이 최고조에 이르게 되고, 이것이 바로 자연 순환 건강법을 이용하여 마시는 물이 된다.

섞은 후 바로 마셔야 효과가 있고 조금씩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물의 온도가 66℃가 넘으면 효과가 떨어지므로 너무 뜨겁지 않게 복용해야 할 것이다. 이왕 마시는 물, 조금 귀찮아도 우리 몸의 자연 치유력을 높여주는 음양탕으로 마시면 분명 건강이 달라진다.

이렇듯 음양탕의 위대한 점은 음과 양의 조화에 있다. 일반적으로 물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몸에 물이 부족하여 발생하는 갈증과 변비, 소변불리(小便不利), 전립선 비대증 등을 치료할 수 있지만, 음양탕은 이러한 증상 뿐만 아니라 몸의 어떤 부분에 물이 넘치고 멈춰서 순환이 안 되어 발생하는 부종, 설사, 복통, 두통, 어지럼증 등까지도 치료할 수 있다.

보통 몸에 물이 부족하다면 목이 타고 입술과 혀가 마르면서 피부가 건조해지고, 심하면 진액이 말라 하지나 전신이 마른다든가, 소변이나 대변 등의 배출 장애로 인해 신장·방광과 장관 등에 이상이 발생한다.

하지만 비, 폐, 신, 방광 등 중에 어떤 장부기능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질병에서는 물의 대사와 수송, 배설에 장애가 발생하는데, 이때 몸의 일부는 물이 넘쳐서 멈추는(정체하는) 수도 있다. 이렇게 몸의 물이 정체되면 그 부위에 순환이 나빠져서 담음(痰飮)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담음은 앞선 시간에도 얘기했듯이 수많은 병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바쁘게 빨리 일 처리를 해야 하고 쉽게 열 받는 생활 탓인지 모르겠지만 비교적 연세가 있으신 어르신들도 찬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차가운 것으로 뜨거운 것을 급하게 제압하는 것은 현대 생활에서 당장은 적절할 수도 있겠지만 인체에서는 그렇지 못한데, 서로 대립하는 기운을 제압하는 것이 아니라(죽이는 것이 아니라) 살살 달래주어야 서로 살기 때문이다.

만일 차갑고 날카로운 기운을 억지로 제압한다면 인체는 비정상적인 반응을 나타내어 생명력 또는 살아가는 원초적인 힘이라고 할 수 있는 양(陽)의 기운이 손상된다. 결국, 물을 제대로 순환시키는 힘 자체가 약해지는 것이니,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담음을 만들기도 하는데, 사람에 따라 부종, 설사, 복통이나 관절통, 두근거림, 어지럼증, 두통 등의 여러 증상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이제부터 조금 귀찮더라도 음양탕을 한 모금씩 세 번에 나누어 천천히 삼켜서 마시는 옛 선조들의 지혜를 따라 해 보자. 나의 건강한 육체를 위해 어떤 물을 어떻게 마셔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이 될 뿐만 아니라, 나의 건강한 정신과 좀 더 건전한 사회를 위한 대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안산신문 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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